플래티어 그루비 사업부 이봉교 이사 인터뷰
여기 10년 동안 5200%가 넘는 성장세를 보이는 시장이 있습니다. 바로 마테크. 마케팅(Marketing)과 테크놀로지(Technology)가 결합한 마테크 시장은 관련 솔루션만 해도 2020년 글로벌 기준 8000개가 넘습니다.
하지만 의문이 듭니다. 과연 무엇이 마테크일까요? 지금까지의 마케팅과는 무엇이 다른 것이며, 왜 중요하다고 할까요? 또 어떤 기술이, 어떻게 쓰인다는 것일까요? 디지털 플랫폼 기업 플래티어 그루비 사업부 이봉교 이사를 만나 마테크의 정체와 마케팅에서 기술을 활용한 솔루션의 역할에 대해 물었습니다.
Q. 우선 마케팅과 테크놀로지의 결합인 ‘마테크’가 중요해진 이유가 궁금하다.
마테크는 방법론적인 측면이 있다. 마케팅의 방법에 있어 아무래도 기술과 접목되는 점이 강하다 보니 마테크라는 이름으로 강조되는 것 같다. 예전에는 브랜딩 위주의 마케팅이었다면, 최근에는 정량적인 지표와 이를 획득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들이 주목 받으면서 마테크가 강조되기 시작했다.
Q. 그렇다면 마테크의 특징이 무엇인가?
첫번째는 ‘데이터 드리븐(Data Driven)’이다. 감성적 마케팅 접근이 아니라면, 마케팅은 데이터에 기반해야 한다. 어떻게 데이터를 수집하고 핸들링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두번째는 실시간성이다. 마케팅 타이밍이라고 볼 수 있는데, 기존의 매스미디어 마케팅 같은 경우, 시즌이나 붐업 등 이른바 뜨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하지만 최근의 개인화 마케팅, 특히 이커머스 마케팅에서는 예상 구매자가 쇼핑몰 사이트에서 상품을 검색하는 그 순간이 마케팅이 필요한 타이밍이 중요하다. 그 사람이 관심을 보인 시점으로부터 피드백이 전달되는 간격이 짧으면 짧을수록 마케팅 효과는 좋다.
예를 들어 쇼핑몰 방문자가 오늘 가방을 검색해 장바구니에 담아두거나 찜을 해뒀다면, 이 방문자에게 할인 쿠폰을 일주일 뒤에 제공한다면 늦는다는 것이다. 미리 데이터를 가지고 찜과 동시에 다른 가방을 추천하거나 가방 할인 쿠폰을 제공해야 반응이 좋다. 이 실시간성을 충족해, 얼마나 빠르고 적절하게 피드백을 제공할 것인가가 마케팅의 성공 포인트이고, 이걸 가능하게 하는 게 기술(마테크)이다.
세번째는 AI다. AI를 강조하는 이유는 마테크를 좀 더 똑똑하게 만드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최근 마테크가 뜨고 있지만, 마케팅이라는 점에서 기본은 STP, Segment(세그먼트), Targeting(타겟팅), Positioning(포지셔닝)이다. AI는 기업이 고객에게 상품이나 서비스를 알리는 STP 과정을 고도화할 수 있다. 단순히 기계적인 자동화 레벨을 넘어서서, 마이크로 세그먼트를 하거나 데이터 활용하는 측면에서 업그레이드 가능하다.
마테크의 3가지 포인트는
‘데이터 드리븐’, ‘실시간’, 그리고 ‘AI’
Q. 마테크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매스미디어나 PPL 등 소위 대박 마케팅이 여전히 많다. 기업 입장에서 마테크를 해야 할 이유가 있나?
마테크가 중요한 이유는 마케팅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측면에서 인터렉션이나 피드백이 얼마나 빠르게 할 수 있느냐는 점에 있다. 마케팅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는 매스미디어 마케팅과 마테크를 구분하지 않고 연계시켜야 한다. 예전에는 기업이 TV광고를 하더라도 얼마 후에 반응이 올 것이다 정도의 예상만 했지, 그걸 실시간으로 데이터로 확인할 수 없었다.
TV 홈쇼핑 방송을 예로 들면, 자연스럽게 해당 쇼핑몰 모바일 사이트 트래픽이 증가할 것이다. 거기에 데이터가 있다. 그리고 한 단계 나아 가면, 방송이 나오고 있는 중에 사람들은 관련 상품을 검색을 해볼 것이고, 자연스럽게 이커머스 사이트로 유입이 될 것이다. 이커머스 사이트 입장에서는 평소와 다른 유입이 있다는 점을 체크하면서, 유입된 고객에게 피드백을 줘야 성공적인 마케팅이 가능하다. 알렸다면 잡아야 한다. 어떻게 피드백을 줄 수 있을까? ‘지금 방송을 보고 오셨다면, 10% 쿠폰을 드립니다’라면 어떨까?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모두 연계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프로세스를 기술적으로 자동화시켜야 하는데, 일련의 프로세스와 데이터를 확인할 방법이 마테크를 통해 가능해진 것이다.
Q. 마테크 솔루션인 그루비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2016년부터 온사이트 마케팅부터 시작해 관련 솔루션을 개발했는데, 그 중 상품 추천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 고객사에서 상품 추천 기능이 유용하지만, 도입 후 1~2년이 지나면 전환율이나 클릭율이 일정 단계에서 정체된다는 의견을 줬다. 정체된 시점을 극복하려면 솔루션을 개선하거나 고도화해야 하는데, 원천 기술이 솔루션 제공사에 있다 보니 고객사는 자신의 상황에 맞춰 바꾸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기업 운영자 입장에서 상황에 맞춘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추천 알고리즘의 다양성을 제공하자고 생각했다. 더불어 예상 구매자에 대한 실시간 타켓팅을 위한 세그먼트에 맞춘 추천 알고리즘을 커머스 페이지에서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자고 전략을 세웠다.
궁극적으로 ‘조금이라도 더 고도화되고 정교한 추천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고객들의 갈증이 있었기 때문에,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커머스 사이트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고객을 위해 그루비가 만들어졌다.
Q. 앞서 AI를 강조했다. AI의 그루비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달라.
그루비의 AI는 상품 추천, 캠페인 최적화, 세그먼트 등 크게 세가지로 볼 수 있다.
상품 추천은 그야말로 추천이다. 방문자의 홈페이지나 이커머스 사이트에서의 행동 등 여러 속성 데이터를 변수로 다양한 알고리즘을 통해 맞춤형의 제품을 추천한다.
행동 변수에는 방문자가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 어떤 상품을 보고 장바구니에 담았는지, 구매는 했는지 등 여러가지 데이터가 있다. 그루비는 이 변수들을 파생 변수로 만들어 활용한다. 알고리즘에는 협업 필터링과 함께, 딥러닝 방식의 연관 상품 추천 및 유사 상품 추천, 클러스터, 검색 자연어 처리 기법 등 AI 알고리즘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물론 알고리즘을 많이 탑재하고 있으니까 좋다는 게 아니다. 각각의 이커머스 사이트마다 방문자나 구매자의 특성, 또 상품 특성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커머스 특성에 맞는 알고리즘이나 상품 추천 방식이 필요한데, 기존의 솔루션은 선택지가 없었다.
어떤 알고리즘을 했을 때, 클릭율이나 전환율이 높은지 찾아내는 게 커머스 운영자의 마케팅 전략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이커머스 비즈니스 운영자 입장에서는 알고리즘에 따라 우리 사이트와 상품, 그리고 구매자 혹은 방문자의 특성이 효과적으로 매칭이 될지 알 수 없다. 같은 고객이 같은 상품을 보고 있더라도 알고리즘에 따라 추천되는 패턴들이 조금씩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루비는 이 작업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알고리즘을 테스트하도록 해준다.
그루비 추천 알고리즘 중에는 구매 이력 데이터가 많은 상황에서 좋은 알고리즘이 있고,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 추천 효율을 낼 수 있는 알고리즘이 있다. 또 카테고리 안에서 상품을 비교할 때 유리한 추천 알고리즘도 있다.
이때 기업은 그루비를 통해 이커머스 사이트 안에서 어떤 알고리즘이 메인 페이지에 유용할지, 장바구니에 유용할지 등과 영역별 전략을 세우거나, 신규 방문자 혹은 기존 구매자, 더 나아가 패션, 캠핑, 여행 등 구매자의 쇼핑 상황에 맞춰 특정 알고리즘을 설정해 상품 추천이 가능하다.
같은 고객이 같은 상품을 보고 있더라도,
알고리즘에 따라 추천 패턴 달라.
알고리즘 적용 전략이 필요해
Q. 기업들의 반응은 어땠나? 알고리즘을 선택하는 게 어려울 것 같은데.
새로운 방식이기 때문에 당연히 고민이 많았다. 먼저 많은 알고리즘이나 전략 방식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가 고민이 있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그루비 내에 추천 알고리즘 자동 최적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만약 적용 가능한 5가지의 알고리즘 있다고 한다면, 각각 5개의 알고리즘을 해당 페이지에 랜덤하게 적용한다. 그 후에 커머스 사이트 이용자가 페이지를 이용하면서 쌓이는 데이터를 그루비 AI가 어떤 알고리즘을 사용할 때 추천을 할 때 클릭이 많아질지 혹은 주문이 많아질지 등 직관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 이렇게 예측 값들이 정확도가 높아질수록 해당 알고리즘의 적용 수준을 점점 높여가는 방식이다.
더불어 내부적으로 그루비 사업부 안에서 고객 성공팀과 데이터 사이언스팀을 운영해 지원하고 있다. 초기 세팅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 고객에게 기존의 데이터를 분석해 각 영역에서 어떤 알고리즘을 하면 효과적인지 컨설팅을 제공 중이다.
Q. 캠페인 최적화 기능은 무엇인가?
상품 추천 알고리즘과 유사한 방식으로, 마케팅 캠페인에 적용하는 것이다. 광고 배너를 사이트에 올리면 대개 A/B테스트를 진행하게 될텐데, 그 결과가 마케터 입장에서는 0.1% 정도의 근소한 차이로 나오면 판단이 쉽지 않다. 또 기간 내 상시 추적은 물론 이후 전략 설정에 있어서도 어떤 배너를 얼마나 더 노출해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
캠페인 최적화 기능은 수동 방식이 아닌 AI가 자동으로 성과가 좋을 것이라고 판단되는 캠페인 배너를 판별해 노출량을 조정한다. AI가 최적화 해줌으로써 마케터들은 크리에이티브한 분야에 집중할 수 있다. 그래서 마테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세그먼트 기능도 있다.
그루비의 메인 기능 중 하나가 AI 세그먼트 타겟팅이다. 그루비가 제공하는 세그먼트 방식은 두가지로 하나는 룰 기반, 다른 하나는 AI다.
우선 룰 기반 세그먼트는 방문자의 접속 디바이스, 과거 방문 이력, 페이지 방문 경로, 사이트에서의 검색 등 조합해서 시나리오 구성을 커머스 마케터가 직접 지정하는 방식이다. 수동 방식은 비회원 구매 페이지처럼 여전히 직관적인 마케터의 감각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굳이 데이터를 확보하거나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도 그냥 직관적으로 판단하는 게 훨씬 빠르기 때문에 그루비 내에서도 제공 중이다. 그 외 복잡한 타겟팅의 분석에 AI를 적용하자는 의도다.
AI 세그먼트는 사이트를 방문하는 사용자가 3개월 동안 얼마나 자주 왔고, 구매 금액이 얼마인지 등의 RFM (Recency·Frequency·Monetary) 지표를 통해 AI가 분석한 세그먼트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마케터 입장에서 고객 선택만 하면 되도록 구성했다.
오늘 기준으로 VIP에 있다가 이탈하려는 방문자 등 구매 확률값이 낮아지는 사용자가 있다면, 기업 입장에서 이들을 관리해야 한다. 마케터는 이들의 움직임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다. 환자의 진단 결과가 나오면 의사가 처방하듯, 그루비가 AI 세그먼트를 통해 사이트를 분석하고 진단하면 마케터가 처방하는 셈이다.
Q. 그루비 AI가 세그먼트하는 기준을 알려줄 수 있나?
AI 알고리즘을 통해서 연산을 하게 되는데, 40여 가지 변수를 조합하면서 로직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지점이 있다. 당연히 의문이 든다. 마케터라면 내가 했던 게 잘 됐다면 왜 잘된 것인지, 안된다면 왜 안되는 것인지 파악하고 싶은 게 욕구다. 또 그걸 알고 있어야 앞으로도 더 잘할 수 있기 때문에 그루비 역시 이런 AI의 설명가능성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다만 마케팅 자체가 사람 심리에 관한 것으로 왜 방문자가 그렇게 행동을 했는지 등 그 원인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와 AI를 활용해 고객들에게 ‘뭘 해주면 좋을 것인가’에 대해 더 집중을 해야 한다. 이러한 고민을 하는 것이 마케터의 일이고, 그루비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이커머스 이용자의 패턴을 찾아내는 방법을 찾으려 한다.
Q. 마지막 질문으로, 그루비의 향후 전략에 대해 알려달라.
단기적으로는 올해 말까지 온오프 통합 솔루션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지금의 그루비 솔루션은 온사이트 중심으로 페이지 안에서 이뤄지는 사용자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확장해 이커머스 사이트 밖에서 이뤄지는 사용자의 행동이나, 이메일, 푸시 등 데이터를 확보해 추적하는 기능을 추가하려고 한다. 보통 마케터는 전략을 세우기 위해 두 세가지 이상의 솔루션을 봐야 하는 고충이 있다. 이를 그루비 솔루션 하나로 묶어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자 한다.
더불어 플래티어 연구소에서 D2C 커머스 솔루션으로 ‘엑스투비’를 출시했다. 이를 결합해 커머스 사이트 분석에서부터 마케팅 전략에 이르기까지, 이커머스 사이트부터 마케팅까지 통합적으로, 기업이 자신들의 고객의 데이터를 활용하는데 필요한 통합 솔루션으로 고도화하려고 한다.
중기적으로는 AI 연구 및 투자와 사업 확장이다. 결국 사람과 AI의 역할을 어떻게 나누는가가 중요하다. 어떻게 일을 분담해야 생산성이 높을지 고민하고 해결하고자 한다.
더불어 지금까지 쌓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커머스 외에 더 큰 시장으로 접목할 수 있는 부분이 없을까 고민 중이다. 해외 시장과 함께 이커머스 이외 금융, 교육 등 사용자의 경험과 행동 유도에 관심 있는 기업이 상당히 많다. 향후 광고 영역 등 플랫폼이나 제휴 확장을 계획 중이다.
[출처] 테크 42 – 마테크는 무엇일까…”경험이 달라지는 마케팅을 제공합니다.”